공부하는 인간에 대한 고찰
사형을 선고받은 소크라테스는 독약이 준비되는 동안 피리로 음악 한 소절을 연습하고 있었다.
"대체 지금 그게 무슨 소용이오?" 누군가 이렇게 묻자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답했다.
"그래도 죽기 전에 음악 한 소절은 배우지 않겠는가."
- 한성희,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죽음을 앞두고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던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일화입니다. 그에게 배움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어떻게 죽기 직전의 순간, 자신이 마셔야 할 독약이 준비되고 있는 순간에도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훨훨 타오를 수 있었던 걸까요. 그에게는 죽음보다 더 이상 배우지 못한다는 사실이 더 두렵고 고통스러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공부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제게 공부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행위이자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입니다.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그 순간의 행복감은 말로 표현하기 벅찰 만큼 큽니다. 아무리 배우고 공부해도, 죽기 전까지 공부해도 여전히 공부할 거리들은 무한에 가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저는 왜 이리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공부라는 단어가 듣기도 싫던 때가 있었는데 말입니다. 전 언제부터, 어떻게 공부를 좋아하게 된 걸까요?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가 발표한 욕구의 위계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생리적 욕구, 안전에의 욕구, 소속감에의 욕구가 충분히 채워지고 나면 자아존중에 대한 욕구, 더 나아가 자아실현의 욕구를 갖게 된다고 합니다. 인간의 배움에 대한 갈망은 가장 높은 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에 속한 것이라고 덧붙입니다. 이 이론에 나를 비추어보니 내가 공부를 좋아할 수 있었던 것은 더 기본적인 욕구들이 충족되었기에 가능한 것이었구나 알 수 있습니다. 불안정했던 나의 학창 시절, 그때의 나는 표면적으로는 가족의 울타리 안에 있긴 했지만 정서적으로는 온전히 소속되지 못하고 겉도는 방황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시절에는 학생이기에 공부를 하긴 했지만 정말 하고 싶어서 공부한 건 아니었습니다. 문득 이런 깨달음이 찾아옵니다.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닦달하지 말고 안전하고 따뜻한 가정의 울타리를 제공해주고 그들의 인격을 존중해주자. 그래서 스스로 하고 싶은 공부를 찾을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자는 깨달음 말입니다.
무엇을 공부할 것인가
꾸준히 새로운 것을 배우며 최소한 한 가지 일에 숙련된 기술을 습득한 여성은 당당하고 유능할 것이다. 그런 여성은 자기가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며 다른 사람이나 그들이 하는 말에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특히 직업 세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걸음걸이와 말투에서 당당함이 (혹은 당당하지 못함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런 여성은 잘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주저 없이 물어볼 줄 안다.
- 잉그릿 트로비쉬, <아름다운 자신감>
공부할 대상이 꼭 무겁고 진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면 한없이 가벼운 것도 나쁘지 않지요. 중요한 건 꾸준함인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공부하고자 하는 태도가 내 삶에 건강한 변화를 일으킨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내가 이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가야'라고 말할 수 있는 기술이 한 가지라도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겁니다.
그래도 무엇을 공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유한하기 때문입니다. 이왕이면 내 삶과 다른 이들의 삶에 더 나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배움을 추구하는게 좋겠지요. 지식보다는 지혜를 구하고, 줄기보다는 뿌리에 집중된 공부를 해야 합니다. 한때 인문학 열풍이 불었던 이유, 어려울 수 있는 고전을 찾아 읽는 이유입니다.
지식만 있는 사람은 작은 일에도 흔들리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진짜 공부란 지혜를 얻는 일이요, 내 삶의 뿌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다.
- 한성희,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크리스천인 저는 성경말씀을 매일 읽고 묵상할 때 그 어느때보다 뿌리가 단단한 상태임을 느낍니다. 새해의 기운이 다해 성경 읽기에 소홀했는데 포스팅이 끝나는 대로 미뤄놓은 진짜 공부부터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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