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가전제품들이 개발되면서 필수품목으로 여겨지는 가전의 가짓수도 늘어가는 것 같다.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건조기나 제습기 없이 이전에는 어떻게 살았을까 의문이 들 정도이지 않은가. 계속해서 새로운 종류의 가전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오늘은 독특한 가전제품이 6월 29일 자 일본의 한 신문 기사에 소개되어 포스팅을 해 본다.
기린 홀딩스라는 기업에서 개수를 한정하여 온라인 판매를 개시한 '일렉 솔트'라는 전기 숟가락이다. 언뜻 보기에는 큰 플라스틱 숟가락이지만 숟가락 내에 컴퓨터와 전지가 내장되어 있다. 이 숟가락이 하는 일은 전기로 짠맛을 강화하는 것이다. 메이지대학 첨단 미디어 과학학과 연구실에서 개발된 제품으로, 미각을 기술(테크놀로지)로 변화시키는, 일명 맛테크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구실을 대표하는 미야시타 요시아키 교수는 기술로 미각을 바꾸는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었다.
'일렉 솔트'는 '전기 미각'이라고 불리는 생화학 현상을 이용한다. 짠맛은 실제 소금의 나트륨 성분이 혀에 끌어당겨져 원래의 맛과 함께 느껴지는데, 이 끌어당기는 힘은 마이너스 전류이다. 여기에 전류를 흘려 마이너스 전류의 힘을 강화해 더 많은 나트륨이 혀에 느껴지게 하면 짠맛이 강화되는 원리이다. '일렉 솔트'에는 컴퓨터와 전지가 내장되어 있어서 손으로 숟가락을 들면 미약한 전류가 몸에 흐르게 된다.
이 전기 숟가락의 용도는 무엇일까? 인근 병원에 투석센터가 있는 경우를 보았을 것이다. 그만큼 신장이 약하거나 나빠져서 식사를 할 때 염분을 제한해야 되는 환자들이 많다. 이런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감염식을 먹을 수 밖에 없는데 짠맛이 거의 없는 밥은 정말로 맛이 없다. 감염식을 제대로 하지 못해 건강 상태가 나빠지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이 특별한 숟가락인 '일렉 솔트'를 사용하면 소금을 더하지 않아도 짠맛이 강화되기 때문에 감염식일지라도 평범한 사람의 식사처럼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일렉 솔트의 체험행사에 참가해서 짠맛이 거의 없는 감염식 카레를 일렉 솔트로 먹어본 사람은 말한다. 처음 먹어본 감염식 카레는 맛이 정말 없었는데 일렉 솔트를 사용하니 맛이 없었던 카레에서 맛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보통 카레만큼 맛있지는 않지만 있는 그대로 먹을 때보다 상당히 맛이 좋아졌다. 재미있는 사실은 짠맛이 강화되니 카레의 맛 전체가 전반적으로 맛있게 느껴진 것이다. 감염식 카레에 짠맛을 실제로 더한 것보다 일렉 솔트로 감염식 카레 그대로를 먹었을 때 분명 후자가 더 맛있게 느껴졌다고 한다. 전기 미각으로 강화된 맛은 짠맛 뿐이 아니었던 것이다. 다른 맛 성분도 짠맛과 같이 마이너스 전류에 반응해서 전체 맛이 강화된 것이다.
일렉 솔트의 기본이 되는 전기 미각의 존재는 예전부터 알려져 왔었다. 하지만 장치로 개발한 것은 미야시타 연구실을 통한 게 처음이다. 일렉 솔트의 원형이 되는 전기 포크나 전기 빨대 등의 장치를 먼저 개발했었다. 미야시타 교수는 이야기 한다. "나의 연구 분야는 컴퓨터 과학으로 폭이 넓고 맛에 대한 것에 제한하지 않고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오감 컴퓨팅." '오감 컴퓨팅'은 인간의 오감을 컴퓨터를 통해 데이터화 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미각을 취급하는 컴퓨터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시각 미디어는 TV, 청각 미디어는 라디오와 같은 것인데 미야시타 교수는 미각 미디어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미야시타 교수는 전기 미각을 활용하거나 맛을 내는 상당한 양의 액체를 음식이나 혀에 분사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미각 미디어를 만들고 있다. (일명 TTTV=Taste the TV, 맛보는 TV) 맛을 분사한다는 말이 생소하게 들린다. 예를 들어 보면, 게살 크림 크로켓의 맛을 재현하려고 하면 보통은 우유에다가 밀가루 넣고 게살을 넣어 요리를 할 것이다. 그러나 TTTV의 경우에는, 먼저 게살 크림 크로켓을 미각 센서에 인식시킨다. 미각 센서는 음식의 맛을 분석하고 짠맛은 몇 퍼센트이고, 다른 맛은 몇 퍼센트인지 분석하는 장치이다. 그 결과를 TTTV로 인식하면 그 비율로 맛의 액체를 조제한다. 게살 크림 크로켓의 경우, 우유에 염화나트륨(=짠맛), 글루탐산나트륨(=감칠맛), 슈크로스(=단맛), 탄산칼륨(=쓴맛), 구연산(=산미)을 조합하면 된다. 이 조합액에 밀가루를 넣고 가열 및 튀기면 게를 일체 사용하지 않은 게살 크림 크로켓이 완성된다. 기사의 기자도 게를 1g도 넣지 않은 게살 크림 크로켓을 먹어봤는데 신기하게도 맛이 났다고 한다. 미야시타 교수는 TTTV를 더욱 진화시켜 요리 사진과 그림에서 그 요리의 맛을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일도 실현하고 있다. "맛을 재현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맛 센서로 요리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흑백 영상이라든지 애니메이션의 영상으로부터 맛을 합성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읽고 있지만 정확히 어떤 방식인지 이해가 되진 않는다) 옛날 흑백 영화에 AI를 이용해 채색하여 컬러 영화로 바꾸는 기술이 있는 것처럼 미각에 대해서도 시도하고 있다. 과거의 맛을 되찾는 기술인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 시대의 영상을 컬러화하는 일은 있는데 실제로 어떤 색이었는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색이 없는 상태보다는 당연히 좋지요."
미각 미디어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예를 들어서 로마네 콘티라는 와인이 있는데 1945년 제도한 와인은 하나에 3억엔이나 한다. 여기에 TTTV를 사용하면, 로마네 콘티의 복제도 원리 상 가능하다. 향기는 현재로선 불가능하지만 맛에 있어서는 가능하다. 고급 카카오의 맛을 분석하여 저렴한 카카오의 맛을 고급 카카오의 맛으로 바꾸는 작업도 미야시타 교수는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 인구가 계속 증가하면 지금은 당연하게 먹을 수 있는 식재료도 점점 먹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음식의 맛을 복제하거나 진짜 고기의 맛을 콩을 이용해 만들어내는 것처럼 식량 문제의 맛 부분 해결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듣기만 해도 놀랍기만 한 미각 미디어. 이러한 미각 미디어가 TV나 라디오처럼 우리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하게 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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