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보다 술에 약해졌다는 느낌을 받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냥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실제로 그럴 수 있다. 7월 7일 자 내셔널 지오그래픽 기사에 따르면, 남성도 여성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알코올 성분에 더욱 민감해지고 마실 수 있는 양도 줄어든다고 한다.
"나이에 의한 생리적인 변화로 인해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오르기 쉬워지고, 행동 또는 인지 기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라고 미 국립 알코올 남용 및 의존증 연구소의 소장인 신경학자 조지 쿠브 씨는 말한다. 평균 수명이 연장되어 고령자 수도 급속하게 늘고 있기에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마실 수 있는 양이 줄어드는 이유
나이가 들면 체중의 변화가 없어도 체지방이 차지하는 체지방률이 증가하기 쉬워 체내의 수분량도 줄어들게 된다. 2023년도 5월 'Kidney Research and Clinical Practice'라는 의학지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체중이 정상 범위 내인 경우에 3~10세의 체내에서 수분은 체중의 62% 정도이지만 그 이후에는 차츰 줄어든다고 한다. 11세에서 16세 사이의 남성은 변화가 거의 없지만 여성은 55% 정도로 감소한다. 그리고 61세 이후가 되면 남성은 57%로, 여성은 50%로 떨어진다. 알코올은 물에 녹는 수용성 성분이기 때문에 체내의 수분량이 줄어들게 되면 음주에도 영향을 미친다. "80세가 30세 때와 같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면 혈중의 알코올 농도는 훨씬 더 높아집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노화 연구소 및 건강 노화센터 소장인 앨리슨 무어 씨는 말한다. 나이가 든 상태에서 마시는 술 한 잔의 영향은 어린 시절보다 훨씬 크며 술에 취하는 속도도 어린 시절에 비해 훨씬 빠르다. 또 여성의 경우에는 같은 나이의 남성보다 체내의 수분량이 적기 때문에 알코올의 영향을 받기 더욱 쉽다. 알코올의 대사를 돕는 효소의 양도 여성이 더 적다. 그래서 같은 체중의 남성과 여성이 같은 양의 알코올을 마셔도, 혈중알코올농도는 여성이 더 높다.
한편, 나이가 들면서 알코올 대사 능력도 변화한다. 알코올 탈수소효소, 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 사이토크롬 P450 2E1이라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 활동이 노화와 함께 쇠퇴하기 때문이라고 미국 하버드대 의학부의 올리베라 보그노빅씨는 설명한다. 그 결과로, 알코올의 영향이 더 빨리 축적되며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또한 노화와 함께 뇌도 알코올에 민감해진다. 몸의 움직임이나 몸의 균형을 잡는 것이 더 힘들어지고 판단하는 능력이나 반응하는 시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러한 생리적인 변화는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40에서 50대 사이에 시작하여 60대, 70대, 80대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뚜렷해진다고 한다.
건강 문제의 위험도 증가
간과하기 쉬운 부분은 노인이 젊은 사람들보다 약을 더 자주, 더 많이 복용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많은 처방약(예를 들어, 항응고제, 진정제, 당뇨병 약 등)이나 시판 약(진통제나 수면제 등)은 알코올과의 궁합이 나쁘다. 알코올이 약의 대사 작용을 방해하거나, 약물이 알코올의 대사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강한 졸음, 소화기관의 출혈 위험이 증가하는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약을 복용하면서 술도 마시고 싶은 사람은 약의 설명서를 잘 읽거나 담당 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때는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지금은 습관적인 알코올 섭취가 건강에 다양한 손해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전문가들이 인정하고 있다. 우울증의 약화, 혈압 상승, 부정맥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알코올은 수면을 방해한다. 잠이 잘 안 와서 잠이 들기 위해 술을 마신다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로는 수면의 구조가 흐트러져서 깊은 수면의 시간이 짧아지거나, 수면이 얕아져도 알아차리기 힘들다.
한편, 다양한 만성질환을 앓을 수 있는 위험도 연령이 늘어감에 따라 증가한다. 습관성 음주는 간질환이나 두경부암(입, 코, 목, 후두, 부비동, 침샘에서 시작되는 암.)의 리스크를 높이는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알코올 의존증과 같은 장애는 인지 기능의 쇠퇴와 뇌의 위축을 가속시킨다. 24년 6월 13일 자 학술지 'Journal of Women's Health'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서는, 하루 한 잔의 음주만으로도 여성의 유방암 리스크가 높아진다고 한다.
안전하게 술을 즐기기 위한 방법
결론적으로 음주의 위험과 즐거움의 균형을 어떻게 잡아갈지는, 자신의 현재 건강 상태나 복용 중인 약 등의 요인에 기반하여 각각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가 말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하루의 적당량을 남성은 두 잔, 여성은 한 잔이라고 권하고 있다. 그러나 65세 이상인 경우는 하루 한 잔까지로 기준을 줄여야 한다는 전문가도 있다. 일본에서는 하루 평균 20그램의 순 알코올을 적당량으로 삼고 있다. 술을 마실 때 안주를 함께 먹으면 알코올의 흡수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고 미국 텍사스대 휴스턴 건강과학센터 마이클 위버는 조언한다. 또한 물이나 무알코올 음료를 술과 번갈아 마시며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 한 마디로 양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안주를 꼭 함께 먹으며 술과 함께 수분 섭취를 중간중간 해주는 것이 안전하게 술을 즐기기 위한 방법이겠다. 또 상대적으로 술을 많이 마시는 젊은 사람보다는 비슷한 연령대의 가족이나 친구와 술을 마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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