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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책으로 배우기

다 잘하려고 애쓰지 말기,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by 킴단단 2022.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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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고 첫째를 낳고 고군분투하며 키우던 그 시절, 저의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하다가도 결혼 전 그때, 싱글이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꽤 자주 하게 되더군요. 결혼과 함께 갑자기 주어진 다양한 역할들의 무게감은 나에게 너무나도 무거웠고 한없이 미숙한 나 자신을 보며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주위의 다른 사람들은 이 모든 역할을 다 멋지게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은데 하루하루 버티는 수준이었던 나. 그때의 한껏 위축돼 있던 나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을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참 못됐다"라는 말을 칭찬으로 듣기

딸아, 만약 누군가 너에게 여자의 미덕을 이야기하고 모성을 운운하며 우리네 어머니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하거든 귀를 닫아 버려라. 그리고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해라. 만약 상대방이 "참 못됐다"라고 말하면 칭찬으로 들어라. 그래야 많은 역할을 하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을 수 있으며, 너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착하다"는 말은 칭찬이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내가 무리해서 무언가를 꾸역꾸역 해내고 있을 때 이 말을 들으면 앞으로도 이렇게(착하게) 쭉 하라는 말인가 압박감까지 느끼게 되고, 이런 고통을 계속 가지고 가란 말인가 싶어 나를 공격하는 말, 나에게 고통을 연장시키는 말로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못됐다"라는  "착하다"의 반대말이 칭찬이라 여겨지진 않잖아요. 하지만 저자의 말을 듣고 보니 "못됐다"라는 말을 칭찬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리고 "착하다"라는 말에 크게 연연하지 않을 수 있다면 훨씬 더 자유로워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를 옥죄는 판단의 감옥으로부터 말입니다.

성인이 되고 나이가 들어가면 주어지는 역할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무게도 무거워집니다. 무게에 짓눌려 허덕이지 않으려면 '많은 역할을 잘 해내기'보다 '많은 역할을 해내기&나 자신을 지키기'를 선택해야 합니다. 어떻게 나 자신을 지키면서도 많은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요? 그 비결은 아래와 같습니다.

 

너무 많은 빈틈을 내지 않게 조절하는 능력 키우기

다 잘하려고 애쓰는 대신 어떤 역할이든 빈틈이 너무 많이 생기지 않게만 조절하며 삶을 꾸려 올 수 있었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되기를 포기하고, 뭐든지 잘하려는 욕심을 버린 것이다.

 

이 문장을 보는 순간 제 마음 한편이 시원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말이었고, 이미 나도 어느 정도 경험으로 알고 있는 말이었습니다. 저도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며 자연스럽게 각각의 역할에 힘을 빼는 쪽을 택했던 것 같습니다. 필수적으로 해야 될 일들은 챙기되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않는 것, 집안일이든 요리든 육아든 나를 위한 공부든 그 무엇이든 말입니다. 그러다 중간중간 여유가 생기면 부족한 부분을 아주 조금씩만 채우려 노력합니다. 내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정도로,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는 선에서 말입니다. 물론 그 정도와 선을 못 지킬 때도 있습니다. 지키는 방법을 배워가는 중입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말입니다.

지금도 나 자신을 찬찬히 살펴보면 빈틈이 군데군데 보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예전보다 많이 메워진 빈틈들이 보입니다. 미세하긴 하지만 다방면으로 나아져가고 있는 내 모습에 뿌듯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부족한 내 모습에 마음이 위축되려는 순간 몇 년 전의 저와 지금의 저를 비교해보기만 해도 나 자신이 얼마나 대견한지 모릅니다. 누가 뭐래도 저는 앞으로도 이 정도 속도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너무 빨리 가려다 보면 정작 가장 중요한 나 자신을 놓치고 갈 수가 있으니까요.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많은 역할에 지쳐있는 상태는 아니신가요? 혹시 그렇다면 잠시 멈춰 서서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가끔 역할에 따른 의무감이 너를 짓누르고 세상이 희생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질 땐 차라리 남들한테 '못된 여자'라는 소리를 들을 각오로 당당히 맞서거라. 나는 언제나 그런 너를 응원할 것이다.

 

이 글이 아주 조금이라도 당신의 짐을 덜어낼 수 있길 기도합니다. 자신만의 속도로 조금씩 나아지려 노력하고 있다면 당신은 충분히 멋진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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