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부쩍 추워졌습니다. 오늘의 최고 온도가 2도였나 3도였습니다. 언제나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따뜻한 부산 날씨 치고는 꽤나 추운 날씨였습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 길고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10월부터 일찍이 겨울 날씨가 찾아오기도 했고 꾸준히 추위가 이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추위에 약한 저는 봄이 얼른 오기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춥다는데 아이들도 나도 더 꽁꽁 싸매고 다녀야겠습니다. 그래도 외출을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요.
음식 그리기
저는 정말 먹는 행위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무엇보다 허기가 지면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손가락도 까딱하기 싫은 마음입니다. 배고플 때 작은 초콜릿 하나만 입안에 넣어도 불끈 힘이 나는 경험, 누구나 해보셨을 겁니다. 아이들을 정신없이 케어하다가 갑자기 허기가 느껴져서 불쾌지수가 높아졌을 때 시원한 물 한 잔만 마셔줘도 한결 기분이 나아집니다. 몰래 아이들 간식 하나만 주워 먹어도 한동안은 힘을 내서 아이들을 돌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충분히 먹었을 때의 그 만족감은 허기 뿐만 아니라 나의 마음, 더 나아가 나의 영혼까지 채워주는 느낌입니다. 마음이 지쳐있다가도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릅니다. 내가 좋아하는 여러 가지 음식 중에서도 나의 소울푸드인 칼국수는 언제 먹어도 나의 기분을 최고조로 만들어준답니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칼국수,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너무너무 먹고 싶습니다. 어릴 적부터 외할머니께서 직접 면까지 만들어 끓어주셨던 칼국수 덕분에 저는 제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방법 하나를 더 얻은 셈입니다. 주위에 드물게 먹는 즐거움을 잘 모르는 지인들을 보면 인생의 큰 즐거움 중 하나를 못 누리고 있구나 싶어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릅니다. (그중의 하나가 저희 엄마입니다.)
그런 제가, 먹는 걸 이렇게 좋아하는 제가 먹는 걸 그림으로 그리는 건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직접 먹는게 좋지 그림으로 그리는 건 고통스럽기까지 합니다. 왜 그려야 하나 동기부여가 전혀 되지가 않습니다. 디저트나 음식 위주로 그리는 작가님들도 꽤 있으시던데 저는 정말 음식을 그리는 행위에는 별 흥미를 못 느끼겠습니다. 언제가 바뀔 수도 있을까요?
<하루 한 장 아이패드 드로잉>을 보며 가벼운 브런치 한 접시와 토핑이 한없이 부족해보이는 피자 한 조각, 그리고 피자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찰떡궁합인 콜라 한 잔을 따라 그려보았습니다. 그릴 땐 몰랐는데 방울토마토가 접시 끝에 아슬아슬하게 붙어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만큼 다른 예제를 따라 할 때보다 대충 임했던 겁니다. 얼른 끝내자는 생각만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마음이 안 가는 그림 주제도 있구나 싶습니다. 그 와중에 콜라 그리기는 얼음을 표현하는 방법이나 탄산의 느낌을 간단하게 살리는 방법이 기발하기도 하고 재밌게 느껴져서 그나마 즐겁게 그렸습니다.
그래도 예제 후에 실습을 하자고 마음 먹은 저였습니다. 쓸데없이 성실했던 저입니다.
핀터레스트 앱에서 검색을 해서 최대한 간단해보이는 일러스트를 따라 그렸습니다. 4가지 음식 중에 계란 프라이가 정말 귀엽게 그려졌습니다. 그에 반해 정말 도넛(또는 베이글)은 대충 그리다 만 느낌입니다. 어지간히 그리기 싫었구나 싶은 결과물입니다. (오늘 유독 제 말투가 날이 선 느낌입니다.)
핀터레스트 앱에서 수많은 일러스트들이 검색되지만 내가 따라 해 볼 수 있는 수준의 그림은 정말 몇 안됩니다. 매일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좀 더 나아지겠지요?
드디어 내일은 아이패드 드로잉을 시작하기 전부터 기대하던 풍경 그리기 시간입니다. 내가 직접 찍은 풍경 사진을 그림으로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고 싶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기만 합니다. 예제 따라 하는 데 드는 시간이 책 후반부를 향해 갈수록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하루 한 장 아이패드 드로잉> 책을 쭉 보기보다 다른 아이패드 드로잉 책으로 조금 더 쉬운 단계의 드로잉을 더 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도 들더군요. 그래서 도서 택배대출이 가능한 부산시민도서관에서 아이패드 드로잉 관련 서적 다섯 권을 대출 신청했답니다. 빨리 도착해서 마냥 즐겁게 따라 할 수 있는 수준의 책부터 펼쳐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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