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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책으로 배우기

실패를 축하하기, <회복력 수업>

by 킴단단 2022.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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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외할머니는 뭐든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분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저는 외할머니에게 다음의 말을 자주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는 왜 무슨 일이든 시작을 하고는 끝을 안보냐?"라는 말을 말입니다. 그때는 재미있어 보이는 일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었습니다. 해보고 싶은 일이 끊임없이 생겨서 이것도 배워보고 저것도 배워봤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그 어떤 것이든 초반에 쉽고 재미있을 때는 몰입해서 배우다가 금세 시들해져서 그만둔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슨 일이든 조금 어려워지고 복잡해지고 결과물을 내야 될 상황이 다가오는 게 보이면 발을 뺐었던 저의 어린 시절이었습니다. 한참 뒤에 도대체 나는 왜 그랬나 돌이켜보니 저는 그저 실패가 두려웠던 거였습니다. 자존감이 한없이 낮아서 실패를 겪을 용기조차 낼 수 없었던, 실패하게 되면 나 자신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어느 것 하나 끝을 향해 노력해보지 못했던 저였습니다.

 

 

나에게 실패는 어떤 의미일까

'실패는 _______을 의미한다'

당신에게 있어 실패는 무엇을 의미하나요? 책의 저자는 현재 자신이 실패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부분 자라온 가정환경, 성장 과정, 사회에서 주입한 가치관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최근의 실패 경험들을 돌이켜보며 그 당시 마음속에서 어떤 소리가 들렸는지 빈칸을 채워보라고 합니다. 저는 실패 경험들을 찬찬히 돌이켜보며 이런 소리들이 들렸습니다.

'나는 이미 시기를 놓쳤어. 실패하는 게 당연한거였는데 시도하지 말았어야 했어.'
'나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 전에 지쳐버리고 말 거야.'

처음에는 근래 몇 년 간의 실패 경험이 잘 떠오르질 않았습니다. 별다른 경험이 떠오르지 않은 까닭은 육아에 집중했던 3년 이상의 시간 동안 크게 실패를 경험할 일이 많이 없었던 이유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내가 아니면 안되는, 가족을 위해 할 수 밖에 없는 일들에 둘러쌓여 있었기에 내 스스로 포기할 수 있는 영역의 일들이 없기도 했고 반복적으로 하는 일들이 많아 자잘한 실패는 많았지만 큰 실패는 없었거든요. 그 와중에 드물게 기억나는 경험들만으로도 실패를 대하는 저의 시각을 들여다보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무엇이든 해보기도 전에 서른 중반이 되어버린 지금 무슨 새로운 도전이냐며 지레 겁먹고 시작조차 못하거나 시작을 해놓고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쉽게 사로잡히는 저의 모습들이 떠올랐습니다. 여전히 실패는 저에게 두려운 대상이었던 것입니다.

 

실패를 축하할 수 있다면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실패는 위협이 아니라 도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도전이라고 생각하면 기꺼이 다가갈 수 있지만 위협이라고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기 때문이다.

실패는 위협이 아니다. 실패는 도전이다. 지금 이 순간도 수십 번 제 안에 새기는 말입니다. 실패를 도망쳐야만 되는 대상이 아니라 가까이할수록 유익한 대상으로 여길 수 있다면 제 삶은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갈까요? 실패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만으로도 내 삶의 모습은 180도 변화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언제나 실패를 부정적으로 대했던 저의 시각이, 그에 따른 저의 선택들이 제 인생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으니까요.

 

책 속에 소개된 미국 유명 속옷 브랜드 스팽스의 창업자 사라 블레이클리의 일화가 저는 참 좋았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주말 저녁이면 그녀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실패를 했니?" 딸의 성장을 얼마나 실패했느냐로 확인하는 멋진 아버지의 모습입니다. 이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녀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생길 조금의 틈도 없었기에 자신의 브랜드를 일구어낼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내가 실패를 어떻게 바라보는냐에 따라 아이들에게 좋은 시각을 물려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열심히 훈련해야지 다짐하게 됩니다. 실패를 축하하기는 커녕 두려워하고 회피하고자 했던 지난 날의 제 모습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두 아들에게도 나의 두려움을 물려주게 될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실패를 축하하고 환영할 줄 아는 법을 익힌다면 두 아들이 실패를 경험할 때 '이번 실패를 통해 무엇을 배웠니?'라고 다정하게 물어봐줄 수 있는 엄마가 될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실패를 겪고 힘들어하는 지인에게, 가족에게, 그리고 내 자신에게 이렇게 한 번 말해보세요. 한 번 두 번 어색하고 낯설어도 계속해서 내뱉다 보면 나의 언어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저도 참 이 문장들이 내뱉는 순간 나를 겉도는 느낌이었는데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면서 서서히 제 안에 스며들고 있음을 느낍니다. 

실패는 정말 좋은 일이야. 실패를 정말 축하해!
우리는 이 실패를 통해 많은 걸 배우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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