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훌륭한 뮤지션이 안 될 거면 자퇴라는 일이 왜 생겼겠니? 앞뒤 짝이 안 맞잖아. 그리고 엄마가 음악 하는 사람들한테 물어봤는데, 뮤지션은 자퇴 정도는 해야 먹어준데."
예고를 다니던 둘째 자녀가 자퇴를 했을 때 김미경 강사님이 둘째 자녀에게 했던 살리는 해석입니다. 정말 멋지지 않나요? 그녀의 책, <엄마의 자존감 공부> 속에는 자신이 세 자녀에게 해주었던 살리는 해석의 예시들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눈으로 한 번 보고 잊기에는 너무 멋진 말들이라 실전에서 필요하면 써먹을 수 있게 달달 외우고 마음에 깊이 새겨야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저는 살리기는커녕 죽이는 해석에 일가견이 있었던 사람이라 어느 순간에도 살리는 해석을 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자존감이 없는 부모는 아이에게도 자존감을 줄 수 없다
김미경 강사님은 어떻게 자녀가 자퇴를 하는 상황에서도 자녀를 살리는 해석을 할 수 있었을까요? 그녀는 자신만의 인생 해석법으로 스스로를 무수히 살려봤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무수히'라는 단어에 눈길이 확 꽂혔습니다. 삶 속에서 철저하게, 처절할 정도로 부딪혀보고 극복해봐야 내 것이 되고 나아가 내 아이들에게도 자신 있게 물려줄 수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 무엇보다 높은 자존감을 아이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주고 싶다는 꿈도 생겼습니다. 가슴을 뛰게 만드는 꿈입니다.
자존감 높은 엄마는 아이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줄 수 있다. 그냥 막연하게 '괜찮다, 괜찮다'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보는 프레임 자체를 바꿔버리는 것이다.
아이는 자라며 수많은 위기의 순간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제가 그랬고 모든 이들이 그랬듯이 말이죠. 그 모든 위기들이 처음 겪는 것이라 당황하며 어쩔 줄 몰라하는 그 때, 나만의 살리는 해석으로 아이에게 위기를 기회로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르쳐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이 대신 위기를 해결해주는 해결사 엄마 말고 아이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게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을 교정해주는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확신 없이 괜찮다고만 말해주는 엄마가 아니라 이미 겪은 것을 자신 있게 전해주는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살리는 해석 훈련하기 첫 번째 : 멘토들의 해석을 내 것으로 만들기
<엄마의 자존감 공부>책을 마저 읽고 나면 가장 먼저 '살리는 해석 노트'를 만들려고 합니다. 책 속에서 만난 살리는 해석들을 옮겨놓고 수시로 보며 완전한 내 언어가 될 때까지 곱씹으려고 말입니다. 그리고 좋은 멘토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만의 살리는 해석도 계속 모을 겁니다. 언젠가는 나만의 창의적인 살리는 해석을 구사할 수 있을 그날까지요. 차곡차곡 모아야 연결해서 새로운 해석들도 만들어낼 수 있을 테니까요.
Creativity is just connecting things. - 스티브 잡스
살리는 해석 훈련하기 두 번째 : '살리는 공부' 하기
내 상처를 치유하려면 나를 살리는 공부를 해보는 것이 좋다. 어떤 공부든 다 좋지만 지금까지의 내 인생을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공부면 더 좋다.
제가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에 과하게 시달린 적이 있습니다. 정면으로 보면 예쁜 코인데 옆모습을 보면 지나치게 높고 큰, 외국인 뺨치는 콧대 때문이었습니다. 사람들과 마주 보고 이야기할 때는 괜찮은데 옆에서 걸으며 이야기할 때는 얼마나 신경이 쓰이던지 꽤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작고 낮은 코는 수술이라도 가능한데 크고 높은 코는 수술도 힘드니 스트레스만 잔뜩 받고 있을 때 길가의 나무들을 보며 문득 '왜 나는 저 나무들처럼 지어진 그대로 만족하며 살지 못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 제각각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본연의 모습이 그 자체로 아름다운 나무들을 보며 나 자신을 다독였던 그때 내 나름의 살리는 해석을 했었던 거였습니다.
그녀가 살리는 공부로 추천한 세 가지 중에 '자연철학'이 눈에 띄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내가 좁은 생각에 갇혀 허우적댈 때 넓디넓은 자연에게서 바른 시각을 배울 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서야 최재천 교수님을 알게 되었는데 이 분의 책을 하나하나 읽고 자연의 시선을 배워보는 것도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좋은 책을 만날수록 읽고 싶은 책, 읽어야만 하는 책들이 쌓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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